새소식

글제목 이코노믹리뷰 [선일금고 모녀경영인들]
조회 230
작성자 관리자
이메일
내용

“세계 금고, 우리 세 모녀가 책임져요”

●“어머니는 사장, 장녀는 상무, 차녀는 차장. 아버지가 세운 회사를 세모녀가 물려받아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하루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엄마, 딸, 언니, 동생이라는 호칭 대신 사장님, 상무님, 차장님으로 부르는 모녀 3총사가 있다.

선일금고제작의 김영숙 사장(어머니, 54세), 김은영 상무(장녀, 32세), 김태은 차장(차녀, 30세) 등 준비된 가족경영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목표는 세계 제일의 금고를 제작하는 것이다.

김영숙 사장은 남편이었던 고 김영호 회장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고 김 회장은 정통 엔지니어로 경영에는 무관심한 편이었다. 대신 꼼꼼하고 진취적인 성격의 김영숙 사장이 회사 업무를 모두 관리해 왔다.

지난 30여 년간 김영숙 사장이 국내외 마케팅, 재무, 경영을 맡아오면서 고 김 회장은 철저히 공장(개발)업무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부부 간 업무 분담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지난 2006년 ‘천만불 수출 탑’수상 영광과 함께 ‘세계일류상품’ 제조업체 선정으로 극대화됐다.

선일금고제작 세 모녀의 역활은 확연하게 구분되면서도 융화를 이뤄 거대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인 김영숙 사장은 전반적인 회사 경영과 재무,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으며 장녀인 김은영 상무는 고대 제어계측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업무를 물려받아 공장을 책임지고 있다. 이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태은 차장은 인사총무를 비롯해 국내외 마케팅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차세대 경영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족한 부분은 전문 컨설팅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중소기업이지만 평균 근속연수 15년

그는 성공한 중소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직원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로 키우기 위해 매주 화요일이면 새벽 6시까지 출근해 컨설팅 교육을 받고 있다.

선일금고의 직원수는 135명. 사장부터 말단직원까지 직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등 가족같은 분위기이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은 편이다. 평균 근속년수가 15년에 달한다.

김은영 상무는 “머리 좋고 학벌 좋은 사람을 뽑으면 기술을 배워 나가서 금고회사를 차려 경쟁회사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문에 고심한 아버지가 직접 두 딸을 공대와 경영학과로 보내 가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선일금고제작을 위한 맞춤교육을 받았다는게 두 딸의 이구동성이다.

그렇다고 두 딸이 처음부터 순순히 경영에 발을 들인 건 아니다.

차녀인 김 차장은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아 예고 진학을 원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일요일도 잊고 일할 정도로 일에 푹 빠져 있다”고 말한다.

김차장은 외국어고등학교 재학 시절 중국어를 전공했다. 십여 년 전부터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인재를 키운 것이다. 선일금고제작은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1998년 IMF 당시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김은영 상무는 직접 학비를 벌기 위해 일본에서 신문배달까지 했을정도로 자립심이 강하다.

세 모녀는 오랜시간 의견충돌을 거쳐 3년만에 선보인 신제품 ‘루셀’을 통해 세계 금고시장을 장악한다는 포부다.

김영숙 사장은 “이번에 출시한 루셀 금고는 디자인보다는 견교함을 중시하는 고 김용호 회장이 있었다면 개발될수 없는 제품”이라며 “강력한 모델도 좋지만 시대가 변하고 그 패턴에 발맞춰야 하기에 세 모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경영을 할려면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도 들으면서 경영을 해야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기업의 터전을 마련할수 있다는 김 사장의 경영철학과 부합되는 제품이다.

세 모녀의 야심작인 신제품 ‘루셀’은 회색 등 무채색 계열이 주를 이뤘던 기존 금고와 달리 블랙과 와인컬러를 사용해 금고의 상식 틀을 깬 제품이다.

디자인은 홍대디자인팀에 의뢰한 결과 기존의 묵직함이 연상되는 회색빛 금고가 아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루셀은 브랜드 개발을 위한 최신 디자인 동향 파악, 브랜드 네이밍부터 제품디자인, 제품 성능과 품질 테스트까지 1년여의 기간과 3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야심작이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터치방식의 핸드폰에서 힌트를 얻어 기존 다이얼 방식 대신 디지털 잠금장치를 통해 보안시스템을 더욱 강화했다. 927도의 열에서도 1시간 동안 내부온도를 177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

장녀인 김 상무는 “딤채(김치냉장고)가 처음 나왔을 때 ‘김치를 누가 냉장고에 보관해’라는 부정적인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집집마다 김치냉장고가 다 있다”며 “결혼서약서, 연애편지, 아이의 배냇저고리 같은 추억들을 금고에 보관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 ‘너 루셀 있니?’라는 인사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상무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액자금고부터 터치방식, 서랍형, 테이블형 금고까지 생활형 금고를 개발하고 있다.

선일금고제작은 국내 금고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수출 1위 기업으로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독수리금고로 더 유명한 선일금고는 미국, 영국, 독일은 물론 남아공, 아프리카까지 전세계 80여 개국에 금고를 수출하고 있다.

김 차장은 “일하는 사람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유한킴벌리나 삼원정공처럼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며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김영숙 사장은 세상의 모든 남성 CEO에게 조언한다. “여자도 얼마든지 숨은 능력이 있다”며 “와이프의 작은 능력이라도 같이 한다면 기업에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유은정 기자 (apple@asiaeconomy.co.kr)
목 록 수 정 삭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