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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세계 경제위기로 금고 잘 팔린다(매일경제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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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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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위기로 금고 잘 팔린다
[매일경제] 2008년 12월 03일(수) 오전 04:00   가 | 이메일 | 프린트


서울 대치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L씨는 최근 금고를 구입했다. 은행이 흔들린다는 소식에 불안해서였다. 약국 특성상 현금이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매일 은행에 입금하던 것이 귀찮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만 해도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갖고 있었던 달러가 갑자기 오르자 금고에 넣어두고 좀 더 지켜보자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더불어 실물경기가 불안해지면서 금고가 주목받고 있다.

덩달아 국내 금고 제조업체들도 바빠졌다. 특히 국외 시장에서 치안이 불안한 국가들 쪽으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1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자랑하는 범일금고의 장성규 과장은 “세계 경기가 불황이라고 해도 납품처가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와 정국이 어수선한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금고 업체들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금고 수출액은 384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7월 459만달러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400만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수입은 1월 8만3000달러 등 꾸준히 10만달러 내외를 기록해 국가적으로도 효자산업으로 인식된다.

연간 수출입 동향을 봐도 2003년 수출액이 3089만달러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4085만달러로 30%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금고시장은 600억원대로 추정되는 가운데 선일금고, 범일금고, 디트라이프 등의 업체들이 연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 밖에는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국내 내수시장은 다소 침체된 분위기다.

서울 을지로 일대에 모여 있는 금고 판매점의 한 관계자는 “YS정부 시절 단행한 금융실명제 여파로 금고가 불티나게 팔렸던 적이 있다. 외환위기 전후로도 문 닫는 은행들이 늘자 현금을 쌓아두고 지켜보자는 사람들이 늘면서 금고가 많이 팔려나갔다. 경제가 불안한 올해도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지난해 3분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은 경기와 연동하는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디자인·용도 특화해 인기몰이

이런 가운데 최근 금고 자체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특화된 제품들로 승부해 좋은 실적을 내는 사례도 감지된다.

선일금고가 대표적. 선일금고는 ‘금고도 가구’라는 콘셉트로 내외장을 세련되게 바꾸고 브랜드도 ‘루셀’로 차별화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루셀은 ‘Luxury’와 ‘Cell’의 합성어로 나만의 소중한 공간을 의미한다.

단순히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다. 와인 셀러나 고급 냉장고에 장착되는 디자인 패널을 입히고 와인색, 윤택 나는 검은색 등으로 다양화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영숙 선일금고 대표는 “‘인생의 보석상자’ 혹은 ‘인테리어 가구’로 표현하며, 일반 가정에서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소중한 것을 보관하는 요긴한 생활가구라고 강조한 것이 먹혀들었다. 덕분에 기업 등 법인고객들이 주류였던 분위기가 최근에는 개인들의 수요로 옮아가고 있고 20~30대 소비자들도 20% 가까이 차지할 정도”라고 전했다.

범일금고 역시 각종 의약류의 보관·관리가 가능하도록 내부 슬라이딩 서랍을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한 약품보관고, 중요 정보 및 기록 자료를 분실 및 소실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데이터보관고 등으로 특화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김영숙 대표는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새로운 시장을 먼저 창출하면 그만큼 결실도 크다”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의 시장에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83호(08.12.0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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